이름도 어렵고 생소한 이 병을 처음 진단받았을 때
저는 제일 먼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.
“도대체 이 균이 어디서 내 몸에 들어온 걸까?”
그런데 검색을 해도, 병원에 물어봐도
정확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다는 말뿐이었어요.
그게 더 무섭고 혼란스러웠습니다.
그래서 오늘은,
비결핵 항산균이 우리 몸에 어떻게 들어올 수 있는지,
그리고 어떤 사람이 특히 감염되기 쉬운지
정리해보려고 해요.
비결핵 항산균의 감염 경로
비결핵 항산균(Non-Tuberculous Mycobacteria, NTM)은
사람 간 전염되는 병이 아니라,
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균입니다.
주요 감염 경로는 다음과 같아요.
1. 수돗물, 샤워기, 수도관
항산균은 염소 소독된 수돗물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
굉장히 끈질긴 세균이에요.
샤워기 내부, 물때가 낀 고무 호스나 수도꼭지에 서식할 수 있어요.
샤워 중 나오는 수증기(에어로졸)를 통해
호흡기로 흡입되며 폐에 침착될 수 있어요.
저도 처음 병을 알게 된 후
샤워할 때 마스크를 쓴 적도 있었어요.
지금은 그렇게까지 하진 않지만,
이 균이 샤워기에서 들어올 수 있다는 말이
한동안은 꽤 신경 쓰였던 게 사실입니다.
2. 흙먼지, 정원 작업, 공사장 주변
비결핵 항산균은 흙과 먼지 속에도 존재합니다.
정원 작업을 하거나,
공사장 근처를 지날 때 공기 중으로 날리는 먼지를 통해
균이 폐로 들어갈 수 있어요.
그래서 마스크 착용이 강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.
특히 마른 체형의 여성이나 폐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
이런 환경에서 작은 먼지 하나가 위험이 될 수 있어요.
3. 가습기, 온수기, 욕조, 공기청정기 내부
따뜻하고 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항산균은
오래된 물이 고여 있는 곳에서 잘 번식합니다.
가습기나 욕조, 에어컨, 공기청정기 필터 등도
주기적인 청소를 하지 않으면
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될 수 있어요.
특히 가습기를 틀 때
그 수증기를 들이마시면
균이 폐로 바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
청결 유지가 중요하다고 합니다.
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은 누구일까요?
모든 사람이 비결핵 항산균에 감염되는 건 아니에요.
균이 환경에 흔히 존재한다고 해도,
몸이 잘 방어해내면 문제가 안 됩니다.
하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엔
감염 위험이 더 높습니다.
1. 기관지확장증 환자
가장 많은 관련성이 보고된 질환입니다.
기관지가 넓어지고, 가래 배출이 잘 안 되기 때문에
균이 폐에 오래 머물 수 있어요.
저도 기관지확장증을 함께 진단받았어요.
2. 마른 체형
저는 키 170에 몸무게가 52kg 정도예요.
비결핵 항산균 카페에서
저처럼 마른 분들이 많다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.
BMI가 낮은 경우,
폐와 면역 체계의 방어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.
BMI란?
BMI (Body Mass Index) 는
체질량지수, 즉 몸무게와 키를 바탕으로 비만도를 판단하는 지표예요.
계산 방법:
BMI 기준 (WHO 기준)
저체중 | 18.5 미만 |
정상체중 | 18.5 ~ 22.9 |
과체중 | 23 ~ 24.9 |
경도 비만 | 25 ~ 29.9 |
고도 비만 | 30 이상 |
왜 중요할까?
비결핵 항산균 관련 연구에서도
BMI가 낮은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다는 결과가 자주 언급돼요.
즉, 마른 체형이 폐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는 거죠.
저는 체질적으로 살이 잘 찌지 않는 편이에요.
늘 마른 체형이었고,
그게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아왔거든요.
그런데 이 병에 대해 알아보니
마른 체형이 오히려 위험 요인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억울하게 느껴졌어요.
3. 면역력이 약한 사람
암 치료 중이거나,
장기적으로 스테로이드나 항생제를 복용 중인 사람처럼
면역이 떨어져 있는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집니다.
4. 고령자
노화로 인해 폐 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에도
이 균에 감염되기 쉬워요.
실제로 고령 환자 비율도 많다고 해요.
저는 어떻게 걸렸을까요?
지금도 전 정확히 어디서 감염됐는지 모릅니다.
샤워기였는지, 먼지였는지, 가습기였는지…
처음엔
“이걸 어떻게 막아야 하나, 대체 뭘 조심해야 하나”
혼란스럽기만 했어요.
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생각해요.
균을 피하기보다는,
내 몸을 지켜내는 방향으로 생활을 바꾸자.
그래서 저는
식단 조절, 수면 관리, 운동, 스트레스 조절 같은
기본적인 면역력 관리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.
비결핵 항산균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지만,
누구나 걸리는 병은 아닙니다.
몸의 상태, 특히 폐와 면역력 상태가 관건입니다.
모든 걸 통제하긴 어렵지만,
생활 속 작은 습관부터 바꿔보면
예방도, 치료도 한 걸음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어요.
이 글이,
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께
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.